| 게시판 운영규칙을 읽었고 운영규칙에 동의하나요? : | 예 |
|---|---|
| 다른분들의 고민상담에 조언을 해주실거죠? : | 네! 저도 고민을 해결하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
| 질문자 성별,나이,직업 : | 여자,25,학생 |
| 상대편 성별,나이,직업 : | 남자,26,학생 |
| 사귄 기간 : | 10개월 |
| 만나게 된 계기(ex 헌팅,채팅,소개팅,etc) : | 수업듣다가 |
| 1주일간 만나는 횟수 : | 지금은 1번 |
| 두 사람간의 거리(장거리 연예,동네커플,동거,etc) : | 장거리 연애 |
상당히 긴 글이 될 듯해요.
처음엔 충격 -> 분노 -> 실소 -> 해탈 -> 의문의 단계로 접어 들어
이렇게 함께 고민하고 싶고, 도움도 받고 싶어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남길 감정적 에너지가 남아 있는걸 보면
아직은 괜찮은가 보다.. 라고 위안삼으며 미소짓고 있어요 :)
저는 25살 여자 입니다.
2009년 10월 머나먼 타국 (유럽의 어느 한 나라)에서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같은 수업을 듣다, 말을 트게 되고, 그러다가 친해져서 3번 만나고
사귀게 된 좀 독특한 케이스 입니다.
10월에 만나 올해 1월까지 그 나라에서 계속 교제를 하다가
전 1월 중순경 한국에 돌아왔고
6개월간 장거리 연애를 하다가, 올해 7월 남자친구가 1달간 한국에 있다가
저는 다시 이곳으로 남자친구와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면
아~무 문제 없어보입니다만...문제가
많습니다 ㅠ
우선, 남자친구가 좀 독특한 사람입니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술, 담배를 하지 않구요. 그렇다보니 클럽, 바 이런데 일절 안가요.
(이건 유럽사회에서는 거의 뭐 1% 혹은 더 낮은 수치에 해당하는 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큰형을 제외한
아빠, 엄마, 큰누나, 큰누나 남자친구, 본인이 모두 술, 담배를 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은 모두 선생님이시고,
이에 영향을 받아 본인도 선생님이 되려고 합니다 (중/고교)
하지만 이 나라에서 선생님은 그닥 좋은 선호하는 직업이 아니에요.
박봉에.. 학생들이 워낙에 드세서 많이들 선호하지 않죠
또, 유치원 -> 고등학교까지 똑같은 친구들과 똑같은 재단의 사립학교를 다녔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립학교는 아니고, 작은 시골의 분교? 보다 좀 좋은 개념입니다.
남자친구는 정말 조용하고, 낯가림 많고, 말 별로 없고, 평화로운 성격이에요.
집안 환경이 워낙 좋아 (돈이 많은건 아니고, 부모님이 무슨 천사... 형제자매도 절친이고)
구김없이 잘 자랐습니다.
그렇다보니 역으로 한번도 어려운 역경?을 겪어본 적이 없어요.
막내아들이다보니 사랑 듬뿍 받고 자랐지만
본인의 조용하고 낯가림 많은 성격과, 술/담배를 안하는 기호 때문에
친구사귀는게 어렵다고 본인은 생각하고 있고,
본인 스스로도 절친 1명이외에는 진정한 친구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좀 좌절하고
본인에 대해 그닥 '자랑스럽다거나' 자존감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물론, 좋은 점도 많죠
절대 빈말은 하지 않고,
누구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고,
남말은 절대 안하고, (다른 사람 이야기 하는거)
마음이 따뜻하고, 신중하고
굉장히 이성적인 사고를 하고
무엇보다 저를 정말 아끼고 사랑해주었?던 사람이죠.
하지만 남자친구가 가지고 있는 간과할 수 없는 크고도 작은 본인의 문제는 바로
본인 안의 어두움 입니다.
아주 특별한 건 아닌데
예를 들자면,
내가 벼락치기를 못하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시험 치기 한 2주 혹은 1달전부터 하루에 1시간이라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컴퓨터, 게임, 영화 등등의 유혹때문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부산스러운 자기 자신에 대해 자학하는 겁니다.
보고서 주제가 오늘 발표되었고, 아직 1달이나 남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계속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기 자신을 또 한심하게 여기는 것.
장거리 연애하면서 이런 점을 알게 되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누구나 그럴 수 있는 거니까요. 실제로 제 친구들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자주 받기도 해요.
하지만 이 문제는 남자친구가 한국에 와서 1달간 저랑 지내면서 굉장히 극대화 되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지금부터가 본론입니다. ㅠ
한국에서 말도 안통하고, 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남자친구가
저랑 24시간 매분 매초를 저랑 1달내내 같이 있었습니다.
외부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저 하나' 밖에 없는 채로요.
거기다가 남자친구의 모국은 매우 추운 나라입니다.
자기가 떠날 때만 해도 14도 였다네요 (6월 말)
하지만 한국으로 왔을땐 이미 30도를 넘나드는 끈적끈적하고 후끈후끈한 한국의 무더위가 시작되었죠.
아시아에 한번도 와보지 않은 이 친구로서는 아마 감당하기 힘들 었을 더위 였을 거에요.
(워낙 평소에도 체력이 약해서, 금방 피곤해 합니다)
거기다가
장거리 6개월 동안 우리 커플은
우리 둘이 새로 시작하는 '새로운 국면' 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새로운 국면이라는게..
여러가지가 있죠.
우선 우리둘은 아직 관계를 맺지 않은 터라 거기에 대한 환상이 있었고,
둘이서 남자친구 나라로 돌아가면 동거 할 예정이었기에 뭔가 이제까지 와는 다른 '둘만의 생활' 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우선 첫번째 육체 관계에서의 환상은 산산히 부서졌어요.
뭔가 남자친구의 체력/심리적 문제? 혹은 제 문제?로 인해..
생각했던 것 만큼 즐거운 성생활? 을 할 수 없었고..
남자친구는 본인의 남자로서의 구실? 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이는 본인이 저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으로 커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성적인 문제가 가장 큰 기폭제이자 원인으로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남들이 겪은 문제의 반대 (빨리 끝내는게 아니라, 아예 못끝내고 결국은 풀리는..)다 보니
조언을 구할 길도 거의 없었습니다.
또 두번째로
아무래도 제가 아주 남자친구 나라로 거주를 옮기고, 거기서 언어부터 시작해 모든걸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입장이다보니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부담이 백배, 책임감 막중이었나 봅니다.
첫번째 성적인 문제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에서
이런 상태에서 나를 자기나라로 데려가는 것은 너무나 불확실한 일이다..
나는 이 여자를 충분히 사랑하는가?
만약 결혼도 전에 관계가 끝난다면? 우리가 맞지 않는 커플이라는 걸 깨닫는 다면?
이 여자가 여기와서 나 때문에 낭비하는 시간을 내가 어떻게 보상해야 하나?
이 모든 책임감이 너무 무겁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두렵다.
이 모든 것이 남자친구를 사로잡은 생각인 듯합니다.
본인도 그렇게 얘기를 했고,
우리는 출국을 앞두고 1주일간, 서로 계속 떨어져 있으려 노력하며
남자친구의 나라로 가는 것에 대해 하루에도 수십번 결정을 번복하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이 시기에 하필 식중독에 걸려 탈수가 오면서
떨어져서 생각을 하고 싶어도, 병간호가 필요해
제가 결국은 내내 옆에 붙어 있게 되어, 아무래도 둘이 따로 혼자서 각자 생각할 시간은 충분히 갖지 못했죠.
결국 저는 이 모든 위험 ( 남자친구가 나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 혹은 아예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을 감수하고라도 결국 남자친구의 나라로 오기로 결정했고,
지금은 서로 떨어져 있는 상태 입니다.
제가 따로 떨어져 당분간 지내자고 제안했고,
하루에 1번씩? 전화나 문자로 안부만 주고 받는 상태입니다.
제가 여기로 온 이유는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고민하는 내내
남자친구는 자기의 감정이 이렇게 불확실한 상태지만서도
제가 없는 자기 인생은 상상할 수도 없다며...
저를 계속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어떤 여자가
남자친구가 너에 대한 감정이 확실하지 않고, 불안정해
라고 하는데...
계속 사귀고 싶어하겠습니까?
하지만 또,
하지만 너 없는 내 인생은 무의미해.. 살고 싶지 않을거야 라면서
다 큰 남자가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어느 여자가 흔들리지 않겠습니까?
지금 떨어져 지내는 동안
저는 좀 많이 안정되었고, 여기 온 이유를 조금씩 찾아가려 하는 중입니다.
저야 원래 좀 생활력이 강한 편이라 어디 던져놔도 살길을 찾긴 합니다만...
저는 우선 1년의 시간을 두려고 합니다.
만약 결론 (결별)이 빨리 나면, 빨리 돌아갈 수도 있겠죠....
물론 제가 여기에서의 공부가 좋다면 계속 할 수도 있구요. 남자친구랑 상관없이.
남자친구랑 어제 3일만에 직접 얼굴을 봤습니다.
우리 사이에 '사랑한다' 라던가, 예전의 그런 살가운 스킨쉽이라던가, 어떤 불타오르는
서로 좋아 죽겠다라는 감정은 없어져버렸습니다.
적어도 저는 남자친구에 대한 '애잔한 감정' 과
아직도 나는 이사람이 '좋다' 라는게 있다는걸 확신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이에 '사랑한다' 라는 말이 더 이상 오가지 않는 것과
남자친구의 이런 불안정한 감정 상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두렵네요.
남자친구는 자기도 이런 자신을 이해 못하겠다며
정신과상담을 신청해놓은 상태입니다.
그렇게라도 도움을 받겠다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혹시
너무나도 답이 보이는 뻔한 결론에
지금 실낱같은 희망을 억지로 걸고 있는걸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정이 사그라들었다면 그 불씨를 다시 키우면 그만.
하지만 사그라들게된 근본적인 원인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잖아요??
어디서부터 틀어졌는지를 글쓴이 분께서 알고 계시고
그 부분을 먼저 채우심이 우선이지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