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무나 고민이 되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많이 긴 글입니다. 하지만 제발 제 얘기좀 들어주시고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해외에서 공부하고있는 24살 여자입니다 (그리고 제 남자친구는 27살 입니다).
저희는 고국에서 먼 땅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남자친구가 고백을 해서 만나게 되었고요, 1년 3개월을 사귀었습니다.
해외의 특성상 남자친구와 함께 1년 정도 동거를 했었고요,
물론 단 둘이 산 것은 아니고 여기 집세가 비싼 관계로
보통 4명~6명 정도가 집 하나를 임대해서 같이 집세를 분배하는 방식입니다.
저희 둘 사이는 남들이 부럽다고 할 정도로 정말 좋았었습니다.
사귄지 10개월 정도 지났을 때에 남자친구가 저에게 많은 실망을 해서 떠난적이 있었습니다.
1달 정도 지나니 저의 마음먹고 달라진 모습을 보고
'다시 시작해보자.'하면서 돌아왔었고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2달 전에 남자친구는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돌아갈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요, 저는 지금은 학생으로써 대학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한달 뒤에 한국에 돌아가게 됩니다.
서로 결혼을 약속한 사이었고, 모든게 다 잘 될 줄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몇 일 전에 저에게 있어서 정말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의 전공은 순수미술 입니다. 순수미술의 특성상 항상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물론 즐겨야 하고요.
저는 정말로 저의 유일한 재능인 그림그리는 실력에 대해서는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당일 아침부터 갑자기 정말 그림이 안 그려지더라고요. 가끔 슬럼프가 올 때 이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의 강도가 너무 컸어요. 마치 초등학생들이 어설프게 따라하는
그림처럼 그려지는겁니다. 저에겐 정말로 충격이 컸고 괴로웠습니다.
'아, 그래... 내가 요즘 심적으로 힘이 들어서 이런가보다. 이건 그냥 슬럼프야' 라고 생각
하기에는 너무나도 폭 넓은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저는 어쩔줄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하루종일 더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수업이 끝나고 나서도
집에 돌아와서 다시 그려봤지만 정말 안되는 겁니다.
제 생각엔, 아마도, 사고를 당해서(사실 몇 주 전에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가벼운 뇌진탕이라고 했고요,
의식을 잃고 2시간 정도 뒤에 병원에서 깨어났었습니다. 의사의 말로는 별 이상 없으니 걱정 말라고 했고
가끔 건망증이 심해질 수 도 있으나 별 다르게 큰 문제는 없을거라고 했습니다)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머리나 식힐까 하고 집 근처 강가에 나와 산책을 하면서 계속 생각을 했습니다.
어쨌던 너무 힘이 들고 괴롭고, 저의 유일한 재능을 잃어버린다는 그런 불안감 때문에 우울하고
지금 당장 옆에 없는 남자친구가 보고싶고, 그와 이야기 하면서 고민을 털어놓고 같이 생각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는 여느 때와 같이 그 시간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가 놀고 마시는것에대해 관대합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고민을 털어놓았지요. 그런데 그와 이야기 하다 보니 정말 무서워서 눈물이 다 났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야기를 중간에 듣다가 끊고서
'너 지금 내 관심끌려고 이러는거야?' 라고 하는겁니다.
그 때 당시에는 저의 재능을 잃은것 보다 남자친구의 그 말이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서럽고 내 마음을 몰라주는 그가 원망스러워서 계속 울었습니다. 그러다 그는 저에게
'재능 같은거 없어도 잘 사는 사람들은 잘 산다. 너 그림그리다 안 되면 다른거 하면 되잖아' 라고 했습니다.
그 말도 저에겐 비수같이 꽃혔었어요. 누구보다 제가 그림을 좋아하는 것을 아는 사람이 내 남자친구인데
어떻게 저에게 이런 말을 하나, 그리고 정말 힘이 들고 괴로워서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거였는데
이런식으로 나오는 그의 반응 때문에 저는 더욱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 한참을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더군요... 저는 극단적인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같고 극단적이었죠. 예, 저는 죽을 생각을 했었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진지하고 짧막하게 마지막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듣고싶어서 전화를 했습니다.
'오빠, 나 지금 너무 힘들어... 그래서 나 이제 가려고 해... 그러니까 꼭 행복하겠다고 약속해줘.'라고
말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러자 불같이 제 전화에 전화가 오더라고요.
받지 않았습니다. 목소리를 또 들어버리면 마음이 약해질것 같더라고요...
그러나 역시 저도 사람이기에 죽는것이 두려웠습니다. 끊이지 않고 오는 전화에
결국 받았습니다. 남자친구의 친구의 전화였습니다.
'야, 너 미쳤어? 얘좀 어떻게 해 봐. 울고불고 난리 났어. 정말로 헤어지기 싫다고, 진짜 얘좀 어떻게 해 봐'
라고 하더군요. 저도 놀랐습니다. 그가 이렇게 슬퍼할줄은 상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는 정말 울었나 보더군요... 미친듯이 술을 마시면서 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남자친구에게 다시 전화가 와서 받았습니다. 아마도 그 때는 울 만큼 울고 난 후에
마음을 진정시키고 저한테 전화를 한 듯 싶습니다. 그는 화를 냈습니다.
'너 죽고싶냐, 너 내 손에 진짜 죽고싶어? 너 지금 어디야? 너 진짜 이기적이다.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살라고...'
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때 생각을 했죠. 아... 내가 정말로 어리석었었구나...
다음날 통화하기로 약속하고 저는 밤을 샜습니다. 너무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림도 안 그려지는데다가
남자친구에게 이렇게 상처를 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죽으려고 했던 내 자신이 너무나도 미워서
잠을 한 숨도 잘 수 가 없었습니다.
다음날 학교 끝나고 근처 교외로 나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그는 '너랑 할 말 없다'라고만 하더군요...
그러면 전화를 끊으라고 했습니다. 저는 제 마음을 잘 몰랐습니다. 그 때 에는...
그래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니가 어제 한 행동이 얼마나 이기적인줄 아냐? 니가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 니가 이렇게 약한 애 였어?
정말 실망스럽다. 당분간은 너 미워할거야. 이건 니가 자초한 일이야. 그러니까 잘 해.' 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빠 미안해... 더 강해지도록 해볼게... 오빠, 내가 더 강해지면 정말로 내 말을 믿어줄거니?'
했더니 '당연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집에 들어가서 문자하고 전화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 문자를 하고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그의 전화를 기다리면서 저는 그림 연습을 했습니다. 솔직히 아무리 해도 잘 안되더라고요... 조금 더 절망
했지만 그래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자 하고 생각하면서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세 시간이나 지난줄도 모르고 계속 그림을 그리다 보니, 남자친구에게서 온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부재중 전화가 2통이 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받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30초가 채 지나지 않아서 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뭐 하고 있었어?' 하길래
'그림 그리고 있었어.. 미안 전화 온 거 몰랐어...'
'좀 나아졌어(그림실력이)?'
'아니... 그닥... 변화는 없는거 같애... 그래도 더 열심히 해야지...'
'그래 열심해 해 봐.'
'저녁은 먹었니?'
'어. 잘 챙겨 먹었어. 여튼 열심해 해라.'
이렇게 대화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나 정말로 어제 너한테 너무 많이 실망했다. 어제의 너의 행동은 너무 이기적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지금 심정으로는 헤어질 생각하고 있다' 라고 하고 전화를 끊더군요.
억장이 무너질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메신저(네이트온)에 접속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로그온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화를 했습니다.
대화 내용 입니다----------------------------
'오빠가 나에게 실망한 그 만큼 보다 내가 더 노력해볼테니까...
지켜봐주면 안될까...? '
'지금 아무 생각없어. 솔직히 지금 심정으로는 나 그냥 혼자있고싶거든.
담에 너 오고나면 모르겠지만, 그냥 지금은 혼자 지내고싶어. 지친다'
'오빠... 나는 오빠가 날 이해해 줄 줄 알았어... 내 힘든 상황을 이해해 줄 줄 알았었는데...
내가 정말 많이 힘들어서 기대고 싶어서 얘기했던건데,
오빠가 날 믿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힘들어서, 정말 바보같은 짓을 하려고 했던거야...
잘못했어... 평생 오빠 위해서 살게... '
'알았어. 근데 나 좀 요즘 구속받는거 같아서 너무 답답해서 그래.
그냥 좀 한달만 좀 생각좀하자 '
'그럼... 전화도 하지 마...? '
'그냥 나 진짜, 자유로와보고싶어. 그냥 답답해'
'난 오빠를 많이 풀어준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보다...
그래 알았어 오빠...전화는 가끔 해도 괜찮아?'
'헤어지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느낄수 있을꺼같아서 그래'
'그럼 우리 지금 헤어진거야...? '
'그게 좋을꺼같아. 혼자 그냥 있어보고 싶어 .그리고 너 올때 그때 다시 보자'
'그럼 나 한국 가면 다시 볼거야...? '
'장담은 못하는데 그냥, 생각날꺼같아서 그래. 니 소중한거 알겠지.
너도 좀 헤어져있으면서 생각좀해봤으면 좋겠어.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으면서 있어보자.'
'알았어 오빠... 오빠가 하자는 대로 할게...
나 오면 본다고 했으니까...그 때까지 독하게 견뎌볼게...
그 때까지 더 강해질게... 그럼 한국 가서 연락할게 오빠...
그럼 그 동안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하고... 밥 잘 챙겨먹고...'
-----------------여기까지가 대화내용입니다.
그래서 그 날 이후로 몇일 째 연락을 안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것은 남자친구가 '구속받는거같다'는 표현을 했는데,
솔직히 정말로 구속을 한적은 없습니다. 남자친구의 친구들 조차도 인정했습니다.
오히려 남자친구가 저를 많이 구속했었지요...ㅠ)
그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에 정말 괴롭고..
저에 대해 잊어버릴까봐 괴롭습니다.
정말, 저에게 그는 커다란 의미입니다. 그림을 한참 잘 그리던 때에, 그는 저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사람입니다... 제 삶의 원동력이지요...
정말로 전화를 하고싶고 이메일을 보내고 싶고, 정말 절실하지만 일단은 참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불안합니다. 제가 한국에 돌아갈 때 까지 딱 한 달 정도 남았는데
그 동안 그에게 연락이 올것 같지 않고... 또 그 안에 그가 저에대해서 완전히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죠...? 저를 잊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더욱 괴롭습니다.
주변에서 연락하지 않는게 좋다고 연락하려는 저를 말리네요...
마음을 좋게 고쳐먹은 것을 알리고싶고, 또 저의 진심을 전하고 싶어서
편지를 쓰긴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편지를 보내야 할지... 아니면 보내지 말고 그의 연락을 기다려야 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제가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그는 지금 한국에 있고, 저는 외국에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서든 잡고싶은 마음만 가득합니다.
정말 절실합니다.....
좀 도와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답변을 절실히 기다리겠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줘버린 듯 하군요;;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그렇게 큰 상처도 되지 않았겠죠.
우선, 제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한달간 연락하지 않고 정말 말 그대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지금 구태여 연락을 반복해봤자
남자분에겐 충격적인 기억을 되살려내는 것밖에 되지 않을 듯하기도하고..
또... 음...
에휴, 아무튼 남자분도 참 심각하게 이기적이군요;;
우선 제 생각은 위와 같습니다.
다른 분들 조언도 충분히 참고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