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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왕후 4화
옥정의 행방을 알게 된 숙종은 내금위 대장에게 명했다.
"과인은 지금 즉시 옥정을 만나러 궁을 떠날 것이니, 어서 말을 대령하거라."
내금위 대장은 숙종의 명에 따라 말을 대령했다.
숙종은 말에 올라탄 후에 정내관에게 말했다.
"정내관, 과인을 장상궁이 있는 곳으로 인도하거라."
"전하의 명에 따르겠사옵니다."
정내관은 내금위 병사의 말을 타고 숙종을 옥정이 있는 곳으로 인도했다.
한편 옥정을 사가로 데려다 주라는 명을 받은 내관들은 옥정의 옥환을 찾느라 궁전쪽으로 가다 숙종의 일행과 마주 쳤다.
내관들은 숙종을 보자 몹시 당황하면서 고개를 땅에 조아리며 인사를 올렸다.
정내관은 숙종에게 말했다.
"저들이 소인이 장상궁마마를 사가로 모시라고 시킨 내관들이옵니다. 저들에게 물어보면 장상궁마마의 행방을 알 수 있을 것이옵니다."
숙종은 내관들에게 물었다.
"장상궁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장상궁마마는 소인들의 동료 내관들이 모시고 있사옵니다."
"너희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게냐?"
"장상궁마마께서 옥환을 땅에 떨어뜨리신 것 같다고 해서......"
"과인은 장상궁을 만날 것이다. 어서 과인을 장상궁이 있는 곳으로 인도하거라."
내관들은 빠른 걸음으로 숙종을 옥정이 있는 곳으로 인도하였다.
"전하!"
옥정은 숙종을 보자 큰 소리로 외치며 숙종을 향해 달려갔다.
옥정과 함께 있던 내관들은 숙종을 보자 고개를 땅에 조아리며 인사를 올렸다.
숙종은 말에서 내린 후에 옥정에게 다가왔다.
"옥정!"
"전하!"
옥정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소녀, 전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숙종은 눈물을 흘리는 옥정을 보자 크게 탄식하였다.
"옥정아 고생이 많구나! 모두 과인이 불민하고 무능하여 생긴 일이니, 참으로 미안하구나."
"전하, 아니옵니다. 이 모든 것이 소녀의 덕이 부족하여 생긴 일이오니, 자책하시지 마시옵소서."
"아니다, 너는 잘못이 없다. 과인이 왕후가 세상을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 너를 자주 만나서 어마마마께서 너를 오해하신 것 같구나. 내, 반드시 어마마마를 설득하여 너를 부를 것이니, 조금만 기다리거라."
옥정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숙종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하, 소녀, 비록 궁을 떠날지라도 전하의 진심만 확인할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이옵니다."
"너에 대한 과인의 마음이 어찌 변할 수 있겠느냐? 내, 반드시 어마마마를 설득하여 너를 다시 부를 것이다."
옥정은 근심어린 표정으로 숙종을 바라보았다.
"소녀는 두렵사옵니다. 세월이 흘러 소녀의 미색이 지금같지 아니하오면, 전하께서 소녀를 잊으실까 두렵사옵니다."
"옥정아, 세월이 흐른다 한들, 너의 미색이 지금 같지 아니하다 한들, 과인이 어찌 너를 잊을 수 있겠느냐? 내, 반드시 너를 부를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옥정은 눈물이 가득 고인 두 눈으로 숙종을 바라보며 물었다.
"소녀를 다시 부르실 것을, 약조해 주실 수 있사옵니까?"
숙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약조하마. 과인이 살아있는 한 반드시 너를 부를 것이다."
"전하, 미천한 소녀를 아껴주시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옥정은 숙종에게 큰 절을 올렸다.
숙종은 긴 한숨을 쉰 후에 옥정에게 물었다.
"옥정아, 혹시라도 궁에서 나올 때 억울한 일을 당하였다면, 서슴치 말고 모두 과인에게 말하거라. 누구든 너에게 무례를 범하였다면, 과인은 결코 용서치 아니할 것이다."
옥정은 잠시 생각했다.
'내관들이 나에게 무례를 범한 것이 사실이나, 대비마마께서 저들을 비호할텐데, 전하께 사실을 고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차라리 내관들을 위해 좋은 말을 하여 내관들을 나의 편으로 만드는게 좋을 것이다.'
옥정은 두려워 떨고 있는 정내관을 힐끗 쳐다본 후에 말했다.
"그런 일은 결코 없었사옵니다. 전하께서 소녀를 총애하옵시는데, 누가 감히 소녀에게 무례를 범하겠사옵니까?"
"정말이냐?"
"그러하옵니다. 여기있는 내관들이 전하를 뵙고 떠나겠다는 소녀의 청을 들어주어 이곳에서 전하를 이렇게 뵐 수 있었으니,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옵니다."
정내관을 비롯한 내관들은 대비의 명에 따라 옥정을 완력으로 가마에 태워 데려 왔기 때문에 옥정이 숙종에게 고자질을 할까 벌벌 떨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옥정이 자신들을 칭찬하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숙종은 정내관에게 말했다.
"정내관, 미안하구나! 과인은 그런 줄도 모르고...... 너에게 화를 냈구나."
"전하, 아니옵니다. 소인이...... 전하께 거짓을 고하였으니, 어찌 죄가 없겠사옵니까? 소인의 죄를 탓하지 마시고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소인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너는 어마마마의 명에 따랐을 뿐인데, 그것이 어찌 너의 죄겠느냐? 허나, 앞으로는 과인에게 거짓을 고하지 말거라. 알겠느냐?"
"명심하겠사옵니다."
숙종은 다른 내관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이 장상궁에게 잘 해주었으니, 과인은 그대들에게 상을 줄 것이다. 장상궁은 과인이 총애하는 여인이니, 앞으로도 성심을 다해 장상궁을 모셔야 한다. 알겠느냐?"
"전하의 지엄하신 분부, 결코 잊지 않겠사옵니다."
이때 한내관이 말을 타고와서 숙종에게 말했다.
"전하, 대비마마께서 전하를 찾으시옵니다."
숙종은 한숨을 쉬었다.
"알겠다."
숙종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옥정에게 말했다.
"옥정아, 내, 지금 어마마마를 뵈러 환궁하여야 하니, 일단 사가로 돌아가 기다리거라. 비록 네가 궁을 떠난다고 해도 네가 부족한 것 없이 풍족하게 살게 해 주고 싶구나."
"소녀, 전하의 하해와 같은 은혜, 결코 있지 않겠사옵니다."
"너에게 이런 시련을 주다니, 면목이 없구나. 옥정아, 과인은 이만 궁으로 돌아가야 하니, 다시 만날 그 날까지 건강히 잘 있거라."
"전하, 다시 만나뵙게 될 때까지 옥체 건강히 보존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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