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몽학이라는 인물은 왜적을 몰아내기 위해서 만든 조직인 대동계의 현재 수장이자, 대동계를 통해서 반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그는 원래 대동계의 수장이었던 정여립이 역모로 죽자, 그 후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 그가 내세운 명분은 “썩어 빠진 나라로는 왜적을 막을 수 없다.”
그는 영화 전반부에서 많은 것을 두고 떠난 것 같았다. 사랑하는 여자 백지(한지예)를 두고, 그는 떠난다.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오랜 동지였던 황정학 또한 자신과 뜻을 함께 하지 않았음에도 베지 않는다. 황정학이 자신을 막으러 올때까지.....
" 황정학이가 그러더군. 양반은 권력 뒤에 숨고, 광대는 탈 뒤에 숨으며, 칼잡이는 칼 뒤에 숨는다고. 난 그런 세상이 싫더라."
이 대사는 이몽학이 황정학과 같은 이상을 지녔지만, 그 실행방법상의 차이가 있고, 이 차이가 황정학과 이몽학의 입장을 가르는 것 같다. 이 영화 초반에서 어느 정도 서로의 갈등이 있어왔지만, 이 대사는 분명히 같은 사안에 대해서 다른 해결책을 제시한 그들의 엇갈림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대사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숨는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배경으로 하고 있는 시대는 성리학이 뿌리를 깊게 내렸던 사회였다. 칼잡이는 칼 뒤에 숨고, 양반은 권력뒤에 숨고, 광대는 탈 뒤에 숨어야 했던 시대.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그래야 했던건가? 그것이 의미 있는건가? 이몽학은 대답을 던진다. “난 그런세상이 싫더라.”라고......
[Mr. Nexus]
2. 달을 쫒는 맹인검객. 황정학
구수한 농담, 그리고 의미심장한 한마디, 한마디.... 그리고 섬뜩 할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황정학이라는 인물. 이 인물이 긴장감이 흐르는 영화의 요소, 요소마다 분위기를 잘 환기시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분위기만 환기시켜주는 것 뿐만 아니라 때로는 영화의 요소, 요소마다 의미심장한 대사를 던진다.
"이몽학이는 지는 해를 쫒아갔는데, 너한테서 녀석은 구름이냐? 달이냐?"
여기서 지는 해를 쫒는 것은 이상을 취했으나, 결국 이상과는 동떨어진 현실에 따라 흘러가버리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구름과 달은 무엇인가?
여기서 달은 대동계에 몸을 담고 있던 자들이 한결같이 목표로 했던 이상향이다. 황정학에게 있어서 이몽학은 이상을 취한다고는 하나, 결국은 이상과는 동떨어진 현실로 흘러가버려, 모두와 함께 꿈꾸던 이상향을 버린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황정학은 이몽학을 미워하진 않는 것 같다. 결국은 같은 꿈을 꾼 사람으로써 그 변질을 막고 싶었던게 아닐까?
"서출이 개새끼면 넌 개새끼 맞아. 지금의 왕도 서출이다. 언제까지 그렇게 꿈없이 살래!"
처음으로 나온 꿈 이야기. 영화 처음 부분에서 견자에게는 꿈 보다는 불만이 더 많았었다. 아버지가 이몽학에게 죽임을 당하고 나서야 복수를 결의하지만 결국 그것도 꿈과는 거리가 멀었다. 복수와 꿈 사이에는 매울 수 없는 벽이 있는 듯 하다.
이몽학을 쫒던 중 견자는 이몽학의 애첩인 백지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당신은 이몽학을 이길 수 없어. 왜냐하면 당신은 꿈이 없으니까."
하지만 견자가 조금 더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견자가 황정학에게 무술을 익히려고 하는 과정의 개연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신적인 성숙에 대해서 조금 더 다뤄 줬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일편단심으로 이몽학을 사랑하는 이몽학의 애인. 이몽학이 도망가라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따라 잡으려는 적극성을 보인다. 견자와 함께 이몽학을 따라잡고, 그를 만나자 그녀는 이렇게 묻는다.
"겨우 왕 자리에 앉으려고 날 버린거야?"
고작 그 정도의 이유..... 왕좌 이상으로 가지고 있던 꿈이 이몽학에게 있던게 아니냐는 그녀의 물음에 다소 숙연해진다.
"꿈 속에서 만나요."
그녀는 이몽학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던게 아닐까? 그렇게 믿고 싶다. 적어도 꿈이란 이몽학과 백지의 교차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믿어본다.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영화 제목에 모든것들이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넌센스'다.
전쟁 중에 상대 당파만을 비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신들도 넌센스다. 서인들이 왜군이 온다는걸 주장하니까 그에 반대해서 동인들은 왜군이 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왜군이 쳐들어올지 뻔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반대 이유는 하나, 바로 상대 당파의 주장에 반대되는 주장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기네 당파의 장수의 선택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가신들도 넌센스다.
왕궁을 버리고 벗어나는 왕도 넌센스요, "저희를 죽이고 가소서!" 라고 외치는 가신들을 진짜로 다 죽이고 가는 상황도 넌센스다.
반란군이 궁궐에 도착했을 때, 왕이 궁궐을 버리고 떠난 것을 알아채고 "반란군이 쳐들어 왔으면 막아야 할 것 아냐! 이것들 다 어디로 갔어!" 라고 외치는 상황도 넌센스요, 왜적이 궁에 당도했는데도 서로를 향해서 칼을 겨누고 있는 이 두 남자(견자와 이몽학)도 넌센스다.
이 모든 넌센스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의 열망을 담은 것이 바로 '구름을 벗어난 달' 인 것이다. 그들의 이상향은 달리 있는것이 아니다. 단지 상식이 통하는 세상, 즉 달인 것이다. 다만 이 달은 현재 구름 속에 있어 그 빛이 제대로 비추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가 바로 '넌센스'인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달이 구름을 벗어나 새롭게 자신들을 '비추길' 열망한다. 마치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말이다.
[Seally] 불만족스러운 현실 그리고 개선하고자 해도, 오히려 변하는 건 자신뿐이었던 남자. 보이지 않는 눈으로도 떠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달,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한 믿음을 간직하였으나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남자. 영화 속의 내용은 현실에서도 충분히 생각해 볼만한 문제 인 것 같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달라져야만 했는가?”
결론 : 어디서부터, 무엇 때문에 이렇게 달라져야만 했는가
달. 이상향. 꿈. 이 단어들은 분명이 등장인물들을 묶는 무언가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그렇게까지 달라진걸까. 이 영화의 시대배경은 참으로 암울하다. 익살스럽게 묘사되기는 했지만 곱씹어 보면 뭔가 씁쓸하기만 하다.
굿이네요 ㅋㅋㅋ
2명이 한 영화에 대해 토론하는 듯한 리뷰 써보고 싶었는데 특색있고 참 좋네요 ^^
영화 평이 괜찮던데 요건 언제 보려나 -_-;;
오 보고 싶은 영화중에 하나였는데 캄솨!!
한번 봐줘야 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