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입니다.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요.
쿨하게 고백하고 차일만한 멘트가 있었으면 꼭 알려주세요.
(자세히 말하다 보니 글이 좀 길어졌네요, 다 읽기 그러시면
"차설하고" 부분부터 읽으셔도 됩니다)
저희들은 같은 과였고, 1학년 때엔 얼굴정도만 아는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2학년 올라가면서 우연히 민간 기숙사를 신청하게 되었는데
글쎄 이게 무슨일인지 제가 이사한 다음날, 제 옆방에 그녀가 이사를 온 겁니다.
그녀혼자 들어온 것은 아니고, 그녀의 절친과 함께 들어왔어요.
그녀의 절친은 다른학과 여자였구요. 아래층에 살았습니다.(그녀와 저는 바로옆방에 살았음)
저와, 그녀, 그리고 그녀의 절친, 이렇게 셋은 금새 친해졌어요.
이때만 하더라도, 저는 그녀에게 연애감정같은건 전혀 느끼지 못했고,
귀여운 동생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셋이서 한지붕에 살다보니까,
자연히 만날 기회가 많아지고, 셋이서 함께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어요.
절친의 방이 가장 넓었기에, 주로 절친방에서 셋이서 대화를 나눴는데,
과거 연애담같은 솔직한 이야기도 나왔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녀에게는 남친이 있었습니다. 남친과 사귄지는 2년도 넘었구요.
그런데 그녀는 남친과 장거리 연애중이었고, 더구나 남친은 1년전에 입대해서 지금은 군대에 있었지요.
사실 그녀는 그녀의 남친을 만나기전까지 한번도 연애경험이 없었어요.
(저도 나름 철들고 나서의 연애는 처음이었기에 제겐 그녀가 첫사랑이었습니다)
그것도 남친이 너무나도 그녀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녀가 마지못해 사귄거 같구요.
입대한지 1년반이 다되도록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하는 남친이 있기에, 전 그녈 감히 엄두도 못냈죠.
반대로 그녀는 장거리라서 그런지, 면회는 커녕 남친이 휴가나와도 얼굴보러 몇번 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남친과의 관계가 삐걱삐걱 했나봐요.
그녀가 말하길 남친이 슬슬 지겨워진다고 하네요.
확실히 그녀는 이뻤습니다. 그녀는 나름 인기는 있었지만, 주변에서 쉽사리 접근을 못했어요.
왜냐하면, 그녀의 성격은 매우 도도하고 쿨하며, 좋고 싫음을 명확히 구분한다고 생각되네요.
자기관리가 무척이나 철저하며, 완벽주의입니다. 성적은 과탑수준이었고, 빈틈이 없다고나 할까요.
더구나 그녀는 거짓말을 끔찍히 싫어하며, 거짓말을 정말 못했어요. 아니 안했어요.
그런데 제가 그녀의 바로옆방에 살다보니까, 그녀는 제게 빈틈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빈틈이라기 보다는 마음을 조금씩 열었다고 해야하나요. 마음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그런 느낌이요.
거의 하루가 멀다하고 우린 서로의 방에 놀러갔었어요. 그녀는 가끔 밥을 해주기도 했는데 저는 좋았구요.
그녀가 밤늦게 귀가할 때는 제가 그녀 데리러 마중나가고 했었습니다.
군대있는 남친의 역할을 제가 대신하고 있었다고 해야하나요.
저도 귀찮을 때가 있는데, 거절을 잘 못하겠더라구요.
더구나 호감있는 여자라 저의 지갑도 예전보단 좀 가벼워지고.
한번은 그녀가 그녀의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저를 친한오빠라고 소개하기도 했어요.
주변엔 전부 다 여자고 저혼자 남자라서 이거뭐 분위기가 상당히 그랬었는데 그래도 기뻤어요.
그러다가 어느날 제가 너무 힘든 일이 있어서, 그녀앞에서 눈물을 좀 보인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그런 저를 위로하려고 했는지, 제방 침대위에서 흐느끼는 저를 뒤에서 살포시 껴앉는 겁니다.
전 정말 가만히 있었어요. 흐르던 눈물이 자동으로 멎고 ㅋㅋ 갑자기 얘가 왜이러나 싶었구요.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에게 호감이 있다 정도였지, 정말 좋아서 미치겠다 그런감정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어찌어찌(...) 해서 침대에서 엉키고설키게 되었어요.
전 그때까지 뽀뽀 이외의 어른들이 하는 키스는 처음 해볼 정도로 순진무구한 놈이었어요.
하지만 완벽주의인 그녀는 정조의식도 엄청 강했어요.
남친과는 2년이 넘도록 사겼는데 단 한번도 허락한 적 없다고.
여기까지 허락한 것도 남친 이외엔 제가 처음이었다고 하네요.
그녀는 거짓말을 못하니까 그건 그렇다 믿었죠.
우린 그냥 스킨십만 하다가 결국 해가 떴어요.
(나중에 전 뼈저리게 후회했지만, 일단 덮치고 책임질걸 그랬다고, 그만큼 전 바보였어요)
그런데 그녀가 제방을 나갈 때, 펑펑 울면서 나갔습니다.
남친이 있는데 자기에게 왜 이런일이 생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죄책감에 슬퍼하더군요.
확실히 그녀와 저는 정식으로 사귀는 관계가 아니지요.
예. 한문장으로 요약하면 "자기가하면 로맨스, 남들이 하면 불륜"이라는 그거겠군요.
그녀의 남친은 물론, 그녀의 절친도 모르게 하는 둘만의 은밀한 동거였습니다.
학교에서는 간단한 스킨십은 했으나, 그녀는 손조차 못잡게 했었어요.
라기보다 말도 잘 안했었어요. 주변에서도 너희둘 요즘 참 많이 친해졌네 라는 소리가 들리기도 해서.
주변을 의식해서 일까요. 확실히 그녀는 이쁜데 반해, 저는 키도작고 얼굴면적도 넓지요. 센스도 그저그렇고.
그러니 밖에 데리고 다니기 민망하기도 했나 봅니다. 그래서그런지 그녀가 제게 옷을 선물하기도 했었어요.
어쨋든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동거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저는 완전히 그녀에게 빠지게 됩니다.
그녀와의 관계는 가까워졌다가도 곧 멀어졌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제겐 그녀가 무척이나 이뻤으나, 충고한다고 어디어디 살좀빼라 라고 자주 말했었거든요.
그러면 그녀는 자기남친은 한번도 그런말 한적 없다면서 투덜댔구요.
그리곤 그녀는 제게 오빠도 어서 여친좀 만들어봐라 라고 자주 말했었어요.(이건 무슨심리죠?)
싸우는건 주로 밀당때문에 싸웁니다. 제가 첨엔 그녀에게 오빠였는데, 지금은 친구도 아니고,
어색한 관계가 되어가더니, 점점 주도권이 제게서 사라진다는 느낌이 들었었어요. 섭섭했어요.
크게 싸우면 며칠간 말이 없기도 했어요. 문자 하루에 수십통도 했었는데, 싸우면 아예 안오기도 했고.
이때 제가 거짓말한적도 있고 그걸로인해 그녀를 울린적도 있고 해서,
아마 싸우면서 그녀가 절 신용하지 못하게 되었나 싶기도 합니다. (지금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지요)
때는 흘러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캐나다에 어학연수를 갔다 온답니다.
저와 동거하기 전에도 같이 가지 않겠느냐는 신호를 보내 왔지만
전 따로 할일도 있고해서 단박에 거절했습니다.(지금은 엄청 후회중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어학연수중에 새 남친을 사귀었나 봅니다.
2년동안 사귀어온 군대에 있는 남친과는 깨졌답니다.
사실 처음 안부전화 했을때, 그전과는 다르게 저와의 대화를 굉장히 꺼려한다는 이미지를 받았어요.
저는 메일로만 주고받다가, 그녀와 직접 통화한건 거의 1달만이었는데, 말투가 매우 낯설게 느껴졌어요.
두번째 전화를 걸었을 때, 그녀가 직접 말하길, 남친과 헤어졌으며, 새 남친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새남친이 생겨서 그녀가 전남친을 찬거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그녀는 확실히 군대에 있는 남친에게 차였습니다.
언제나 자기가 남친을 찰 순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었죠.
아마 그녀가, 자신을 찰 수 있게끔 어떤 빌미를 남친에게 제공해서 그녀를 차게 만들었을거 같네요.
차설하고, 이게 말이나 됩니까.
아니 어떻게하면 남친과 깨지고 1달도 안되는 기간동안에 남친을 갈아탈 수 있나요.
외로움 때문에 이런건가요. 그럼 저와 동거한것도 순전히 외로움때문이었을 수 있네요.
무엇보다, 저는 그녈 좋아하게 되고부터, 그녀가 남친과 헤어지는 걸 학수고대하고 있었거든요.
곧 시기가 올거라는 제 생각이 안이했네요. 기다림은 성숙의 시간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웃음만 나와요.
그녀가 해외에서 돌아오면 고백하려고 했었는데, 마침 그녀의 생일도 다가왔었는데,
실상, 고백할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버렸습니다.
바꿔말하면, 차인거지요. 이런건 차인거라고도 말안한다죠. 우린 정식으로 사귄것도 아니니까요.
통화를 해보니까 제 느낌상, 그녀는 거기서 사귄 새 남친과 함께 귀국할거 같은 느낌입니다.
제가 "몸조심해서 와. 그런데 언제쯤 오니?" 라고 물으면, 언제라고 확답을 안합니다.
거짓말을 못하니까 말을 빙빙 돌리는게, 제 눈에는 다 보이는데 말이죠.
제가 마중이라도 나올건가봐서 두렵나 봅니다.
그녀도 아마 저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할 겁니다.
며칠동안 굉장히 괴로워했었습니다. 헬스클럽에서 지쳐쓰러지도록 운동만 한거 같네요.
그녀가 남친과 헤어지길 기다린 제가 바보같고,
그녀가 이렇게도 쉽사리 제가 아닌 다른 남자를 선택했다는 사실이 충격이며,
무엇보다도 2년넘게 사귄 전남친과 깨진지 1달도 안되서 남자를 갈아탄 것에대한
실망감이 가장 큽니다.
아마 그녀는 저에 대한 감정을 이미 다 정리했겠지요.
정리가 덜됬으면 제가 정리하도록 도와주고싶네요.
한편으로 마음아프면서도, 이게 그녀에게 해줄수 있는 마지막 배려이자 선물같아서요.
전 너무 갑작스럽게 그녀에게서 그런이야기를 들은지라,
요즘 그녀와의 추억을 지우려고 부단히 노력중이구요.
그러다가 생각했습니다.
"그래! 이왕 이렇게 깨졌는데, 내 감정이나 싸질러보자. 까짓것 고백이라도 해보자."
고백해도 후회하고, 고백안해도 후회할 걸 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차일 게 틀림없으니까요.
뭐, 훗날 새남친과도 깨지면 그때서야 저를 찾을지는 몰라도 말이죠.
저는 더이상 마음약해지기 싫습니다. 어서 제 마음에 생긴 상처를 치료하고싶고
새로운 인연을 찾아 가고싶구요(사실 너무 슬퍼서 지금상황엔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만).
동거고 뭐고 끝장났으니, 하루빨리 이사갈 생각도 하고 있어요.
그녀의 생일이 다가오는데, 생일선물 주려다가 미련남을거 같아서
반품처리 할 예정입니다. 아 정말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그런데, 제 마음을 정리하려면, 역시 고백은 해야겠습니다.
그게 그녀를 도와주는 일이 아닌가요.
그녀도 저때문에 굉장히 껄끄러울거 아닌가요.
그녀가 제 고백의 대답으로서,
예전처럼 친한 오빠동생관계 또는 친구관계로 돌아가자고 할지도 모르는데
저는 힘들거 같은데... 학교에서 만나는 것도 참 어찌해야할지.
이리저리 고민이 많은데요.
깨질걸 알면서도 고백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멋지게 고백하고, 쿨하게 차이고,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할 그런 멘트 말입니다.
그녀가 제 고백받고 다시 마음 돌릴 확률이 0%는 아니지만, 기대안하고 싶어요. 제 마음만 아파오니까요.
아주 쿨하게 저도 그녀를 떠나렵니다. 사실 전혀 쿨하지 못해서 이런글 쓰고 있지만요ㅠㅠ
편지로 제 감정을 적어서 포스트에 넣고 그냥 떠날까 생각하다가도 이런건 역시 말로 해야 될거라 생각되네요.
그래도 명색이 고백인데, 얼굴에 인상쓰고 말하면 안되겠죠?
그리고 고백멘트를 지른후에 99%의 확률로 그녀에게 차인후에, 전 어떻게 그녀를 대하면 될까요?
이건 생각하니까 더 무섭네요. 일단 이사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같은과니까 학교에서
부딪히지 않을 수가 없는 구조인걸요.
고수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