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이고 가족적인 소소한 기념일이 다가 오고 있다. 이번주 주말이 그러한 기념일.
아내의 생일이다. 나름 아내의 생일 때문에 요즘 부쩍 고민이 늘었다. 화이트데이 때는 내가 아내에게 원하는 선물을 물어봤었고, 흔쾌히 자기가 원하는 걸 말해줬던 아내. 덧붙여 나름대로
티스토리 화이트데이 이벤트도 당첨되어 뜻깊게 보냈다고 혼자 자부하고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생일선물은 틀리지 않은까? 생일이기에 어떤 특별한 것을 원하는 아내와 나름 멋진 선물을 해주려고 생각을 하며 고민을 하는 나.
여러분은 아내의 생일 선물로 무엇을 추천하나요?
이럴줄 알았으면 그동안 주는 용돈 마다하지 않고 받았어야 하는 데 왜 쓸일 없다고 마다했는지 모르겠다. 비상금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다. 아내는 화이트데이때 직접 신발을 골랐다.
나의 경제상황을 아는 최선책이었다. 선물 산 게 얼마들지 않은 걸 알기에, 그리고 그 돈 아껴서 자기 생일날 이쁜 선물을 사달라고 했기에 내색하지 않는 기대를 하는 아내. 이번 주는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이 지속된다. 문득문득 지난주부터 시간이 날때마다 아내의 생일선물을 걱정하고 있는 내가 보인다.
용기를 내어보았다.
"여보, 생일 선물 머해줄까?"
예전엔 정말 이런 질문 서로 안했었는데. 그냥 자기가 사주고 싶은 것들을 사주고 기뻐했었던 우리는 언젠가 티비에서 본 어떤 프로때문에 마음이 바뀐다. 물론 내가 느낀 바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아내가 원하지 않는 소위 말하는 남자들이 이정도 해주면 좋아하겠지 싶은 선물을 주고 기쁘게 받았던 아내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 무엇이 우선일까?
선물은 선물하는 자만의 특권이다. 아니면 다른 사람도 아닌 가족의 선물은 그 사람이 평소 가지고 싶어하던 것이 우선이다가 정답일까?
아무튼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그후로 난 줄곧 어떤 기념일이 다가오면 아내에게 묻곤 한다.
"이번 기념일에 뭘 받고 싶어?" "선물하는 건데 오빠 맘이 중요하지. 당신 마음만 있으면 돼. 선물이고 이벤트 챙기는 거 힘들지 않아?"TV에서 나오는 촛불 이벤트? 인터넷으로 불꽃을 살까? 아니면 평소에 아내가 받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꽃다발?
올해 생일은 조금은 특별하게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우린 2006년에 결혼했고, 2007년에는 뱃속에 있던 준석이 때문에 다른 걸 챙기지 못했다. 특별한 이벤트도 없었고,
그냥 원하는 선물을 사주고 축하한다는 말이 전부였다. 근데 올해는 좀 특별한 무언가를 챙겨주고 싶은 것이 나의 마음이다.
첫번째는 편지다. 아내는 내가 처음 고백한 후 6개월동안 나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 길고긴 암흑의 시간을 어떻게 표현할까? (다시금 옛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 아무튼 그런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고백한 날. 여자친구가 되기로 결정한 날. 난 그녀에게 50통의 편지를 적어 마지막 프로포즈를 한 적이 있다. 편지에 감동을 받은 아내. 물론 그 뒤론 편지를 잘 안쓴다. "귀찮아서 그런건가요? 결혼하고 나면 남자는 다 그래!"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건 아니다. 편지는 함부로 쓰는 게 아니다. 흔적이 남는 추억. 그만큼의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선 자주 쓰면 안된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튼 그동안 결혼생활을 시작한 후 한번도 써보지 않은 편지를 서재 책장어딘가에 고이 숨겨둔 편지지에 써내려가야겠다.
두번째는 가방. 이건 아내가 사달라고 했던 것이고, 원하는 선물이었으니까 아내의 갖고 싶은 목록을 의견조율해서 빨리 사야겠다.
세번째는 장모님 용돈. 이건 우리 어머니 생각이다. 작년엔 우리 어머니가 아내에게 진주 목걸이를 해주었다. 덕분에 나도 묻어갈 수 있었지만. 결혼 예물을 준비하면서 흔히 듣게 되는 말. 진주는 눈물을 상징한다는 말(뭐 순결을 상징한다는 말도 나오더라.)때문에 예물로는 못해주고, 작년 아내의 생일때 해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신 것. 저번 주 아내의 생일 선물로 고민하던 나에게 어머니가 전화를 하셔서 뭘 준비하던지 간에 봉투 준비해서 새돈 넣고, 장모님께 용돈을 드리라는 것. 지금까지 이쁜 아내 키워주시고, 결혼하게 해주신 거 감사하다고. 거기다 우리 준석이 맡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의 표현과 함께말이다.
지난 주 우결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이다. 평소 우결을 즐겨보던 아내. 난 보는 둥 마는 둥 컴퓨터와 티비를 병행해서 봤었다. 한동안 인터넷을 하는 데
티비에서 이윤지가 우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 순간 아내의 눈에도 눈물이 흐른다. 무엇이 아내에게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을까? 그 당시는 그냥 넘어가고 밤이 되어 우결을 다시 본다. 이윤지의 생일을 그냥 지나간 강인. 생일을 가상이지만 아무런 연락이나 선물 없이 보낸 이윤지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자 강인이 선택했던 건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혹은 제작진의 지원으로 이윤지가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유키 구라모토를 섭외한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서 그녀가 좋아했던 유키 구라모토님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다른 건 모르겠다. 가족의 기념일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그 장면들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연출이든 자연스럽든 그 순간 우리에게 다가온 건 감동이었다. 그래서 아내가 눈물을 흘릴만도 하다.
왜 자꾸 잊는 걸까? 내가 잊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닌데 결혼생활에 아내에게 익숙해져 갈수록 난 아내에게 예전에 선사했던 그 이벤트며 감동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을 잊고 지내는 것 같다. 다시금 선물 목록을 본다. 마음이 담긴 건 있나? 저거 말고 다른 걸 해주면 어떨까? 다른 이벤트도 준비해야하는 건 아닌지. 주말에 처가집 식구들과 다같이 먼가 준비해야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내 아내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걸 해줄때 감동을 받았으며, 내가 무엇을 했을 때 해맑게 웃었던가? 아내에게 무언가를 준비하는 당신이라면 한번 생각해보자.
아내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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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선물하는것... 그사람을 위해서
내 아내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걸 해줄때 감동을 받았으며,
내가 무엇을 했을 때 해맑게 웃었던가?
아내에게 무언가를 준비하는 당신이라면 한번 생각해보자
. 아내는 여자다..
최고의 선물이네요 정말
사랑이라는거 너무 어려우면서 쉽기도 하고 알쏭달쏭 ^^
글 잘 봤습니다....